이번주 엠블록 뉴스레터는 몰타 현지에서 특송으로 보냅니다. 저 멀리 지중해 한복판의 섬나라인 몰타에는 무슨 일이냐구요? 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회사인 갈라게임즈가 자사의 게임 축제인 갈라버스를 이곳에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개최했습니다. 저도 기회가 닿아 참석하게 됐는데요. 갈라게임즈의 노드를 보유한 한국 분들도 다수 참가했습니다. 주최측에 따르면 갈라버스의 전체 참여자가 800여명 수준인데요, 한국인이 무려 160여명이라고 하네요. 전세계 참가자의 무려 5분의 1에 달할 정도로 한국인의 존재감이 엄청납니다. 갈라게임즈에서도 한국 참가자를 위한 별도 세션을 마련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갈라버스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는데요. 직접 참석해보니 행사의 규모가 매우 큽니다. 몰타의 몇 안되는 컨벤션 센터인 페어 앤드 컨벤션 센터를 통째로 임대했는데 전체 규모가 8500m²입니다. 그런데 내부를 갈라게임즈의 게임을 존 형태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모두 개조했습니다. 개조 비용만 400억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갈라게임즈를 통해 퍼블리싱되는 워킹데드: 엠파이어는 드라마 내 좀비와의 시가전을 실제로 구현해 팀으로 나눠 레이저 건으로 서바이벌 게임을 할 수 있는 체험존을 구축해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야심작인 서부 스타일의 배틀로얄 게임인 그릿(GRIT)을 위해 서부 스타일의 바와 공연장을 짓고 재현 배우들도 배치해 한바탕 쇼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참가자들이 매우 즐거워하더라구요.
갈라게임즈는 이같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갈라버스를 블록체인 게임 업계의 블리즈컨으로 자리매김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갈라게임즈가 비록 플랫폼 회사이지만 타운스타와 미란더스라는 자체 게임을 보유 내지는 개발하고 있고 공개된 다른 게임들도 타사들이 개발했지만 블록체인을 등에 업은 플랫폼의 영향력이 다른 퍼블리셔보다 더욱 강하기 때문이죠. 사실 게임 업계에는 블록체인 게임이 돈은 벌리지만 재미는 없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갈라버스에서는 이같은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 금전적 지원을 포함한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매우 큰 몫을 담당하는 것을 직접 확인했구요. 사행성 논란과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 때문에 제반 환경은 좋지 않지만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게임 문화가 블록체인 게임 분야에서도 결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사행성, 현금성 논란도 앞으로 잘 풀어나가 게이머와 업계 모두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희망하겠습니다.
◼︎ 갈라버스의 올해 키워드 : 장르 다변화, 주역은 모두 한국 게임사들
이번 갈라버스의 키워드는 단연 장르 다변화였습니다. 그동안 천편 일률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블록체인 게임들의 선입견을 단숨에 날려버리겠다고 작심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일단 영화계의 블록버스터와 같은 의미인 AAA급 게임으로 유니버설의 IP이자 SF 팬들에게는 너무나도 유명한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블록체인 게임 버전을 들고 나왔습니다. 함께 참석한 분은 오프닝 때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테마곡이 나오자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지더라구요. 이 게임은 시드마이어의 문명 스타일의 4X 전략 게임으로 공개와 더불어 NFT 판매가 진행됐습니다.
AAA급 게임으로 배틀스타 갤럭티카가 주목받았지만 나머지는 사실상 한국 게임 개발사들의 독무대였습니다. 조이시티가 6년만에 프리스타일 풋볼2라는 신작을 들고 나와 참여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구요. 모회사인 엔드림은 이터널 패러독스라는 신규 IP를, 와아제이엠게임즈의 관계사인 원유니버스는 서머너즈 워와 유사한 방식의 턴제 RPG인 챔피언스 아레나를, 데스티니 차일드 : 디펜스 워 등 디펜스 워 장르의 장인인 스케인글로브의 관계사 라운드2가 같은 장르의 포티튜드를 각각 공개했습니다. 전체 공개된 신작의 절반 정도가 한국 게임사들의 게임입니다. 그것도 갈라게임즈가 기존에 서비스해왔던 게임 장르와는 모두 다른 데다가 최신 모바일 게임 트렌드에 속하는 게임들입니다. 갈라게임즈의 현대화와 다각화를 국내 게임사들이 책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참관객의 5분의 1에 달하는 한국인들의 대다수는 갈라게임즈의 노드 보유자와 투자자들이었습니다. 현장에서 갈라게임즈의 노드 보유자 길드의 길드장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이들은 갈라게임즈의 미래를 밝게 보고 노드에 투자함과 동시에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분석과 플레이를 병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갈라게임즈에서도 한국 커뮤니티를 중시 여겨 잦은 소통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하네요. 블록체인 게임 업계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 갈라는 창업자의 이전 회사인 소셜 게임의 대명사 징가를 넘어서길 원한다
갈라게임즈의 창업자는 과거 부흥했던 소셜 게임의 대명사와 같았던 징가의 공동 창업자입니다. 사진의 중앙에 있는 에릭 쉬어마이어죠. 징가의 최전성기를 보내다 퇴사한 뒤 2019년 갈라게임즈를 창업하면서 게임 업계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것인데요. 한때 게임 업계를 호령했던 징가가 급속도로 몰락한 데 대한 교훈과 경험을 바탕으로 갈라게임즈를 이전 징가를 넘어선 회사로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갈라게임즈의 차별화는 크게 두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하나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플랫폼 구축입니다. 징가는 소셜 게임으로 당시 급성장하는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과 성장을 공유하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으면서 고도 성장을 구가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모바일 시대의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덩달아 성장세가 꺾이게 되죠. 그러면서 페이스북과의 사이도 나빠져 소셜 게임 자체의 몰락이라는 결과까지 낳게 됩니다. 플랫폼에 종속적인 서비스 사업 모델의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였습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갈라게임즈는 노드, 그리고 커뮤니티를 매개로 한 플랫폼 사업을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구요. 이를 통해 전체 게임 생태계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사용자가 주인인 웹3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두번째는 바로 게임을 벗어난 음악, 영상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으로의 확장입니다. 갈라게임즈 특유의 노드 사업 전략은 최근 공개된 갈라뮤직에도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갈라게임즈의 방향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노드 구입을 통해 투자자 겸 애호가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갈라뮤직에서는 이를 통해 리슨투언(L2E)라는 서비스 모델을 제안하고 있구요. 이번 갈라버스에서 공개된 갈라필름에서는 영상까지 확대해 워치투언(W2E)이라는 서비스 모델을 수립했습니다.
이같은 다각도의 확장 노력을 보면 갈라게임즈가 조만간 사명을 '갈라'로 정식으로 확정하고 웹3 엔터테인먼트 회사라는 정체성을 확립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갈라버스의 나이트 파티에는 오아시스 출신의 전세계 슈퍼 락스타인 노엘 갤러거가 초대받아 무려 40여분간의 공연을 하고 갔습니다. 이 모두가 갈라게임즈, 아니 갈라의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정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갈라게임즈를 발판으로 음악, 영상까지 세를 넓혀가는 갈라의 움직임을 지켜봐야겠구요. 특히 이 영역 모두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인만큼 양자들의 긴밀한 협업과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겠습니다.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지금 누가 뭐래도 전세계 탑 수준이니까요.
매일경제의 블록체인, NFT, 가상자산 전문 자회사인
엠블록입니다.
가상자산에 관심있는 님의 친구들에게 엠블록 뉴스레터를 소개해주세요. 아래 링크를 통해 가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