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폼랩스가 새로 내놓은 루나 2.0, 이른바 뉴 루나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속속 거래 지원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빗썸, 업비트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기존 루나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에어드랍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루나 2.0을 출범한 프로젝트 테라, 국내에서도 거래소들이 거래를 지원할지 궁금해지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로 보입니다.
루나 2.0에 대한 거래소의 에어드랍 지원은 사실 고육지책에 가깝습니다. 루나 2.0의 에어드랍 대상이 기존 루나 보유자인데 이들에게 에어드랍 토큰을 분배하지 않으면 거래소가 보관하고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이 또한 이상한 모양새이기 때문에 빗썸, 업비트와 같은 국내 거래소들도 기존 루나 보유자에게 모두 새로운 루나 토큰을 분배했습니다.
하지만 거래 지원은 또다른 얘기입니다. 거래를 지원할 경우 루나 2.0 토큰을 사고 팔게 되면서 이전 루나 거래 지원으로 받은 비난을 고스란히 다시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루나의 거래를 지원했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거래 수익을 투자자 보호에 쓰겠다고 천명한 상태인데 새로운 루나 거래를 지원해 이미지를 먹칠할 이유는 없는 것이죠. 그러나 여기에 또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거래소를 통해 에어드랍 받은 루나 2.0 토큰은 어디에 쓸 것이냐는 것이죠. 현재까지는 새로운 테라 프로젝트의 성공을 빌면서 스테이킹을 하거나 거래를 지원하는 해외 거래소에 옮겨 팔 수밖에 없습니다. 거래를 지원해도 말썽, 지원하지 않아도 말썽인 현 상황. 거래소는 정말 솔로몬의 지혜라도 빌려오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 "기관 투자자 가상자산 시장 진입에 시간 더 필요하다"
가상자산 시장의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주목받은 기관투자자들의 진입이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오랜 금융 지주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에서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국 대표를 맡았던 박성원 체인파트너스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말입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미국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역사를 지닌 금융 지주사입니다.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업은행이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은행으로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투자 전문 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박성원 전 대표는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한국 지사에서 11년동안 대표를 맡았고 아태지역 수석 부사장도 역임한 바 있는 정통 뱅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전 대표가 체인파트너스에 합류할 때 국내 정통 뱅커가 크립토 업계로 옮기는 것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는데요. 그는 기관금융사업 대표 겸 COO를 현재 맡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합류 이후 공식 석상에 사실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인데요. 이 자리에서 그는 기관 투자자들이 간접투자 형태로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기를 희망하며 이 때문에 진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불장 이후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났지만 최근 루나 사태로 증가 속도가 대폭 둔화됐다는 진단인 것이죠. 당분간 기관 투자자들의 추가 유입은 요원할 것으로 보이니 관망세를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 골드만삭스와 FTX, 파생상품 관련 협업 논의 중
전통의 금융 명가 골드만삭스가 가상자산 거래소 FTX와 가상자산 파생상품과 관련한 협업을 논의중이라고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의 협력은 새로울 것이 없지만 파생상품 분야의 협력이라는 것이 주목해야 할 이유인데요.
골드만삭스와 FTX의 협력은 과거에도 한차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인 USDC의 발행사 서클은 골드만삭스의 자회사입니다. 서클은 또한 막대한 규모의 장외거래(OTC)가 이뤄지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전세계에서 바이낸스와 어깨를 겨루는 개인 대상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와 골드만삭스의 협력이라, 웬지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합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대규모 OTC 거래 플랫폼과 리테일 가상자산 거래소가 손을 합치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여기에 이들이 이제 가상자산 파생상품까지 협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FTX의 선물을 직접 거래하거나 브로커를 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데요. 특히 FTX는 파생상품과 관련한 청산을 직접 하겠다고 미국 금융 당국에 라이선스를 신청해놓은 상황입니다. 청산, 그리고 청산을 이행하는 청산소는 모든 선물 거래의 이행을 보증하고 차익을 정산하기 때문에 엄격한 규제 대상입니다.
하지만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제공하는 선물은 알고리즘에 의한 자체 청산을 진행하고 있어 규제의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FTX가 미국 금융 당국의 청산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가상자산 거래소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자체 청산을 인정받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골드만삭스의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 지원도 더욱 강화될 수 있겠죠. 양사의 광폭 협력 횡보, 계속해서 눈여겨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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