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엠블록레터의 김디터입니다. 10월 초 꿀맛이었던 2주 연속 3일 연휴가 끝났습니다. 이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공휴일은 전무한데요. 12월 25일 크리스마스조차 일요일입니다. 두달 이상 빡빡한 일정을 잘 이겨내려면 짬짬이 기쁜 소식이라도 있어야 할 것인데 요즘 가상자산 시장 상황을 보면 그러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예고됐던 것처럼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습니다. 테라-루나 사태, 빗썸-아로나와 상장 논란 등에 이어 북한 코인 기술 지원 등과 관련한 논란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디스패치는 빗썸의 대주주인 강종현씨와 관련한 탐사보도를 계속해서 내놓고 있구요. 가상자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닥을 치는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업계의 노력을 촉구합니다.
세계 1위 뉴스 방송사 CNN, NFT 먹튀 명단에 이름 올리나
미국의 대표적인 뉴스 방송사인 CNN이 작년 야심차게 내놓았던 NFT 프로젝트인 볼트(Vault)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볼트는 CNN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플로우와 협력해 내놓은 영상 NFT로 이른바 '역사의 한조각을 소유할 기회'라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플로우의 다른 서비스인 NBA 탑샷이 경기의 명장면을 소장하도록 한다는 것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하지만 시작한지 불과 1년여만에 중단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CNN의 볼트 중단 결정의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져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의 약세와 더불어 NFT 거래 시장도 침체를 겪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볼트 뿐 아니라 BAYC, 크립토펑크 등 대다수 NFT의 가격이 최고점 대비 절반 이상 하락했으며 이에 따라 거래 시장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당연히 NFT 발행, 중개 회사들의 수익도 감소했구요.
그러나 이번 중단 결정은 NFT 프로젝트의 끝맺음이라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디스코드에서 운영되는 볼트의 공식 커뮤니티에서는 구체적인 이유 없이 중단을 공지하고 향후 NFT에 대한 어떠한 추가 지원도 없지만 그에 대한 보상으로 구매가의 20%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NFT에 추가 가치가 부여되지 않는다면 결국 가격은 0에 수렴할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죠. 이에 분노한 투자자들은 "이게 먹튀가 아니면 무엇이 먹튀란 말이냐"와 같은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중지하고 20%만 보상한다, 이건 좀 심하죠.
CNN의 볼트는 타임지의 타임피스와 함께 언론사의 NFT 진출 사례로 꽤 많은 조명을 받았습니다만 결국 실패 사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더구나 마무리까지 깔끔하지 못해 NFT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높일 수도 있어 보이네요. 실험이라는 명분이 모든 것을 담보해주진 못합니다. 다른 사례에까지 부정적인 인식을 주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확실한 매듭 짓기에 나서길 촉구해봅니다.
트론의 저스틴 선, 후오비 품에 안고 가상자산 거물로 발돋움?
최근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트론과 창업자인 저스틴 선이 가상자산 관련 뉴스에 부쩍 자주 보이고 있습니다. 한때 전세계 2위의 거래량을 기록하기도 한 가상자산 거래소인 후오비의 새로운 주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 때문인데요. 트론이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매우 독특하게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불려온 프로젝트인데다가 장펑 자오, 샘 뱅크먼 프리드 등 가상자산 업계의 거물들이 대다수가 직간접적으로 거래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스틴 선이 후오비를 품에 안고 가상자산 업계의 또다른 거물로 등장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후오비는 올해 계속해서 매각설이 제기돼 왔습니다. 설립자인 리린이 지속적인 매각 의지를 표명해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달 초 어바웃 캐피털 매니지먼트 펀드에 약 10억달러의 대금으로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그런데 인수한 펀드의 핵심 투자자가 저스틴 선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그가 후오비의 글로벌 자문위원회 고문 5인 중 한명이라고 알려지면서 후오비의 실질적인 인수자가 아니냐는 추정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스틴 선은 공식적으로는 이같은 추정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는 코인데스크와 인터뷰를 갖고 후오비 인수를 부인하며 "향후 인수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밝혔구요, 또 규제가 완화될 경우 중국 사업에 재진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종합해보면 후오비를 인수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사업 전략에는 관여할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이른바 실소유주인지 아닌지 아직은 아리송한 단계입니다.
하지만 후오비가 정말로 저스틴 선의 손아귀에 들어왔다면 그는 앞서 언급한 여러 가상자산 업계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습니다. 트론은 2018년 비트토렌트 인수를 시작으로 2020년 스팀잇, 그리고 지난 8월 폴로닉스까지 인수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후오비까지 품에 안는다면 트론을 매개체로 한 거대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저스틴 선의 영향력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구요. 한동안 조용했지만 굵직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트론을 앞으로는 좀 더 유심히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