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엠블록레터의 김디터입니다. 유독 다사다난했던 올해 여름도 이제 끝자락에 들어섰습니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도 제법 쌀쌀해져서 저녁에는 옷깃을 여미고 다녀야 되네요.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여름의 마무리를 잘 하고 있으실지요?
전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이 빅스텝, 자이언트스텝이라는 명칭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가상자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단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게 분명해 보이구요, 가격만 보면 가상자산 시장에도 부정적인 것으로 관찰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엄혹한 환경일수록 옥석을 가리기는 더 용이하다는 것이 업계의 통설이죠. 지금도 될성 싶은 떡잎을 가진 블록체인 프로젝트에는 수십, 수백억원의 투자금이 몰리고 있기도 합니다. 9월 머지 업그레이드를 앞둔 이더리움도 초미의 관심 대상이기도 하구요.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고 산업계로 자금이 다시 유입될 때를 대비해 지금은 열심히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습니다. 다같이 블록체인 공부로 출발해보시죠. 고고씽!
약점 드러낸 스테이블 코인들, 신뢰도 하락 어떡하나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USDT의 담보 문제는 워낙 오래 전부터 제기됐던 것이라 새롭진 않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구요. 여기에 담보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USDC가 검열이라는 뜻밖의 악재를 맞이하면서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5월 가상자산 시장을 급락에 빠뜨린 테라의 UST 디페깅 사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이 중 USDC의 검열 문제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 충격이 더 큽니다. 미국 재무부의 토네이도 캐시 제재로 불거진 검열은 이더리움 2.0과 함께 USDC까지 위협하면서 가상자산 업계의 주요 문제로 부상했습니다. 이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 DAI를 발행하는 메이커다오는 공동설립자가 담보 자산에서 USDC를 제외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검열하에 놓인 가상자산은 예고없이 동결될 수 있기 때문에 서클이 7만개 이상의 지갑을 동결해버린 USDC의 경우 검열에 의해 담보 자산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문제는 블록체인 업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임의로 트랜잭션을 제어하는 것은 비트코인으로 실체화된 탈중앙화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탈중앙화 금융의 기본 전제가 중앙화된 신뢰, 중계 주체가 없는 것인데 이렇게 제제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면 탈중앙화 금융, 즉 디파이가 제대로 작동하기가 매우 어려워지는 것이죠.
하지만 USDT, USDC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은 현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가격 불안정성을 보완함으로써 디파이, 즉 금융이 가능하도록 하는 핵심 자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게다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USDT, USDC 등 스테이블 코인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집니다. 즉 스테이블 코인이 위험에 빠지면 가디파이를 비롯한 전체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리게 됩니다.
USDC의 검열 문제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검열 문제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USDT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해 또다시 담보 문제를 지적받은 것 등을 감안하면 USDC가 갖는 안정성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니까요. 저마다 약점 하나씩을 노출한 스테이블 코인들이 과연 어떻게 수습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제2의 테라 사태로 비화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겠죠.
전세계 양대 가상자산 거래소 불러모은 부산
부산시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디지털자산 허브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FTX와도 같은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바이낸스와 FTX는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소의 양대 기업으로 꼽히는데요. 이 두 곳을 한데 불러모은 부산시도 그렇지만 같은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두 거래소의 속내도 매우 궁금합니다.
부산시와 가상자산 관련 소식은 최근 계속해서 언론을 통해 등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부산시에서 계획중인 대체거래소가 가상자산 거래소로 잘못 알려지면서 국내 유수의 증권사들이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을 위해 인가 신청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이 오보로 알려지기가 무섭게 바이낸스, FTX와의 협약 체결이 보도되면서 부산시와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계속 뜨겁게 이어지는 형국입니다.
바이낸스, FTX가 부산시에 설립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혹자는 오더북, 즉 가상자산 주문과 거래 현황을 공유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이어서요. 특히 바이낸스와 FTX의 오더북을 단일 플랫폼에서 동시에 공유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곳은 우선 10월말 개최될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니 그 때 좀 더 명확한 청사진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곳과의 업무협약에 공통적으로 언급된 글로벌 디지털금융 허브를 부산시가 어떻게 그려나갈지 10월말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