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가격 하락과 상환 능력 부재에 따른 대출 부실화, 그에 따른 담보 청산, 그리고 담보로 잡힌 자산의 가격 하락, 부실에 따른 신뢰 저하로 이용자들의 예치와 대출 철회. 대출 부실에 이은 뱅크런의 과정입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올해부터 시작된 약세장과 여러 사건사고로 인해 발생한 자본 잠식으로 쓰리 애로우 캐피탈, 셀시어스, 보이저 디지털 등 여러 회사들이 파산한 바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뱅크런이 최근 NFT 시장에서도 발생했습니다. 당사자는 바로 벤드다오인데요. NFT를 담보로 가상자산을 대출해주는 플랫폼입니다. 부동산 대신 NFT를 담보로 대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플랫폼이 좋은게, 다수의 NFT 보유자들은 이 대출을 지렛대 삼아 NFT 컬렉션의 갯수를 계속해서 늘릴 수 있거든요. BAYC NFT를 몇개 갖고 있다면 이들을 담보로 삼고 다시 다른 NFT를 구매해 자산을 불리고, 또다시 담보로 제공해 가상자산을 대출받는 게 가능했습니다. 디파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고레버리지, 즉 풍차돌리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부실이 무서운게, 담보의 가치가 하락해서 대출이 부실화되면 대출자 입장에서는 대출을 갚지 않는게 이득이 됩니다. 벤드다오 입장에서는 담보인 NFT를 팔아서 대출을 회수해야 하구요. 그런데 이렇게 경매에 붙여진 NFT는 보통 싸게 팔리죠? 따라서 전체 NFT 가격 하락에 일조하게 되고 그러면서 다시 대출의 부실화를 낳게 됩니다. 테라 사태 때 많이 언급됐던 데스 스파이럴과 유사한 형태가 되어 버립니다.
이에 대한 우려로 벤드다오의 잔고는 1만ETH 규모에서 한때 5ETH까지 폭락하게 됩니다. 부실로 손해를 볼수도 있다고 생각한 예금자들이 일제히 대출용 자금을 인출했기 때문입니다. 벤드다오는 청산 기준을 변경하고 담보 NFT의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현 조건을 개선하는 내용의 거버넌스 개편안을 제안함으로써 신뢰를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뱅크런도 5ETH로 폭락할 때 한번 발생했지만 잔고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알려져 있구요.
현재 NFT 시장의 1위는 벤드다오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BAYC입니다. BAYC 콜렉션은 판매 최저가가 지난 5월 대비 25% 수준으로 급락했는데요. 벤드다오의 대출 부실화 등으로 가격이 더 하락한다면 전체 NFT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에이프코인, 아더사이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BAYC 개발사 유가랩스의 행보에도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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