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2만5천달러 도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인 업계는 시장과 산업에 모티브를 제공할 또다른 새로운 테마 - 이걸 내러티브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 를 발굴하는 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매매 시장이 두텁게 구성돼 있지 않다 보니 산업의 트렌드가 코인의 가격에 바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좋게 보면 금융과 산업이 밀접하게 연계돼 시너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고 나쁘게 보면 마치 코스닥 테마주처럼 거품이 많거나 과장, 사기에 취약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테마가 바로 이더리움 2.0으로 본격화된 유동성 스테이킹입니다. 영어로 Liquid Staking Derivatives, 약어로 LSD입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LSD와 명칭이 같습니다. 취급마저도 같으면 안되겠죠. 이 새로운 테마의 기회와 위기를 아래에 정리해보겠습니다.
최근 코인 시장의 가장 뜨거운 트렌드는 유동성 스테이킹입니다. 이더리움이 작년 9월 머지 업그레이드를 시작으로 2.0이 되면서, 그리고 합의 알고리즘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뀌면서 관심이 폭발한 분야입니다.
유동성 스테이킹은 말 그대로 스테이킹을 유동화했다는 것입니다. 지분증명 합의 알고리즘은 블록 생성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기 위해 코인의 스테이킹을 필요로 합니다. 스테이킹을 해야만 지분이 생성되니까요. 하지만 스테이킹된 코인이 블록 생성 용도로만 쓰이면 아깝잖아요. 그래서 지분증명에 참여한 검증자들은 스테이킹할 코인을 받고 이 코인을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명시된 코인을 발행해줍니다. 이러면 스테이킹을 하면서도 발행받은 해당 코인을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유동성 스테이킹입니다.
이는 마치 은행에 담보를 맡기고 대출을 받는 것과 유사합니다. 좀 더 최신 사례로 말하자면 부동산을 신탁하고 발행한 권리 증서를 쪼개 파는 조각 투자와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또다른 예금, 대출 사례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유동성 스테이킹은 이더리움 2.0이 처음은 아닙니다. PoS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는 거의 모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 2.0 이전부터 PoS를 썼던 코스모스, 폴카닷 등에서는 이미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 알트코인의 대장인 이더리움이 PoS로 전환함에 따라 유동성 스테이킹의 규모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더리움의 LSD의 대명사는 라이도(Lido) 파이낸스입니다. 라이도 파이낸스는 이더리움이 머지 업그레이드를 실행하기 이전부터 이더리움 2.0 검증자를 위한 스테이킹을 모집해왔습니다. 1ETH를 스테이킹하면 이를 나중에 찾을 수 있는 1stETH를 발행하는 형태로 유동성 스테이킹을 제공했습니다.
머지 업그레이드가 순탄하게 진행되고 이더리움 2.0이 본격화되면서 리도는 더 많은 이더리움을 모집할 수 있게 됐습니다. stETH의 규모도 그만큼 커졌구요. 여기에 주목한 업계에서는 로켓풀, 프락스, 그리고 코인베이스까지 유동성 스테이킹 시장에 뛰어듭니다. 각각 rETH, frxETH, cbETH와 같은 토큰을 발행하면서요.
그리고 오는 3월 예정된상하이 업그레이드에서는 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스테이킹됐던 ETH을 인출하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유동성 스테이킹에 새로운 촉매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일단 스테이킹한 ETH를 인출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불가능했던 유동성 스테이킹의 청산이 가능해졌구요. 인출에 따른 동적 이자율 결정으로 스테이킹에 대한 보상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새로운 방식의 유동성 스테이킹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각광받는유동성 스테이킹, LSD이지만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전에 코인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이자농사, P2E 등과 마찬가지로요.
기회는 뭐니뭐니 해도 자산의 유동화에 따른 시장 규모의 증가죠. 1ETH를 스테이킹하고 받는 1stETH는 시장에서 1ETH와 비슷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테이킹을 통해 자산이 2배로 뻥튀기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규모가 늘어나면 이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으니 그에 따른 수익이나 부가가치도 더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분명해 보이죠? 이처럼 두배가 늘어난 자산이지만 하나는 분명히 권리 증서인 만큼 스테이킹된 자산에 대한 철저하고 투명한 관리와 집행이 필수입니다. 유동성 스테이킹은 약자인 LSD의 마지막 단어인 Derivatives처럼 파생 상품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거든요. 파생 상품은 기초 자산이 잘 관리되지 않으면 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는 과거 코인업계에서 발행한 몇차례 사고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LSD가 같은 명칭의 향정신성의약품처럼 달콤한 쾌락 뒤에 파멸을 선사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파생상품이자 스마트 컨트랙트에 기초한 무신뢰의 신뢰로 운영되는 서비스라는 점은 과거 이자농사로 대변된 디파이 열풍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부디 과거로부터의 교훈을 바탕으로 위험을 지나치게 높이는 일이 벌어지질 않길 바랍니다. 리스크는 작년 두번의 사고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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