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8개월에 걸친 메타콩즈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이 드디어 끝을 보이고 있습니다. 메타콩즈의 회삿돈 횡령・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거든요. 메타콩즈는 지난해 9월 이두희 대표를 LGO 민팅에서 발생한 판매대금 931.625ETH(당시 약 14억 290억원)와 용역비 5억 9800만원 횡령혐의로 고소했는데요. 기존 메타콩즈 운영진측은 이 돈을 이두희 대표가 임의로 가져간후 돌려주지 않아 임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가수 세븐, 캐릭터 라바와 함께 진행한 민팅 2차 수수료 횡령 등으로 그가 CTO라는 직위를 남용해 사측에 손해를 입혔다는 입장이었고요.
하지만 기존 메타콩즈 운영진이 지난 9월 직원들에게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했을때도 누군가는 임금을 꼬박꼬박 받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강민 대표 및 임직원 7명인데요. 그들은 해당 기간에 약 4천만원의 임금을 수령하면서 직원과 홀더들 앞에서는 이두희 책임론을 설파했습니다. 심지어 임금체불 발생 전인 7월에는 평균보다 5배 많은 임금을 가져갔다고 알려져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죠. 결국 경찰이 해당 사건에 대해 이두희 대표의 손을 들어주며 메타콩즈 경영권을 두고 길었던 법적다툼의 승자는 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메타콩즈의 이전 운영진들은 머지않아 법의 심판대 앞에 서게될 예정입니다. 이두희 대표는 메타콩즈 디스코드를 통해 메타콩즈 인수 이후, 이전 경영진 및 관련자에게 자금 반환 민사 소송을 접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세간을 뜨겁게 달군 전 운영진의 성매매 및 횡령・배임에 대한 형사조사는 이미 진행중이구요. 민사와 형사 둘중 어느쪽이 먼저 결론이 나오던지 현재의 메타콩즈 경영권에는 이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유행에 민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본디(Bondee)가 인기입니다. 본디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폐쇄형 소셜미디어로 '찐친들의 메타버스 아지트'를 표방하고 있는데요. 싸이월드 미니홈피처럼 아바타와 방을 꾸미고 자신의 상태, 감정 등을 공유하며 50명의 한정된 친구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공간을 오가며 쪽지를 남기거나 플로팅 기능을 통해 타인에게 메세지를 흘려보내 교류할 수도 있습니다.
개방적인 소셜미디어와 달리 너무 많은 타인의 정보 혹은 광고에 노출되지 않아 피로감을 덜하다는 평이 많구요. 이러한 매력에 힘입어 본디는 16일 기준 앱스토어 무료앱 인기차트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본디는 최근 뜨거운 인기와 동시에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는데요. 중국법인 True.ly의 앱 '젤리'가 본디의 원조로 가입시 이용자의 막대한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된다는 것이 논란의 골자였습니다. 이로 인해 한때 본디 탈퇴 및 계정삭제를 해야한다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습니다.
사태가 커지가 본디 코리아는 곧바로 본디는 싱가폴에 위치한 메타드림의 서비스이며, True.ly의 지적 재산권을 구매한 후 글로벌 앱 본디로 재탄생시켰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수집되는 개인정보도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하고요. 본디 코리아의 입장문 이후로 해당 논란은 꽤나 잠잠해졌지만 이제는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출처: 본디 코리아 트위터
본디의 이용약관에 적혀있는 NFT와 관련된 규정 때문입니다. 약관에 따르면 향후 게임 내 가상통화인 B-beans로 앱 내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NFT를 구매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트위터에서 본디의 주요 이용자층인 Z세대를 중심으로 'NFT는 환경을 파괴하며 저작권 관련 문제가 많다'라는 피드가 리트윗되며 논란이 되자 현재는 해당 내용이 삭제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본디처럼 인기있는 플랫폼 내에서 NFT가 적용되었을 때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어떻게 구매여정을 기획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싶었는데요.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것이 사람들이 NFT를 바라보는 시선이겠죠.
본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등장했습니다. 메타버스 여부 논쟁인데요. 본디는 네이버Z의 제페토, SK텔레콤의 이프랜드처럼 자신들의 서비스를 '메타버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디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대체로 소셜미디어는 맞지만 메타버스라고 하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어요. 반면 이제야 진짜 MZ세대가 이용하는 메타버스가 등장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이처럼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른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혜성처럼 등장한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이제는 친숙해졌지만 아직까지 합의된 정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개인마다, 기업마다 메타버스의 정의를 다르게 내리고 있고요.
분명한 것은 업계와 대중간에 바라보는 메타버스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공간에서 마음껏 움직이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이라 정의하는 반면 대중들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플레이어원> 같은 수준이 아니면 메타버스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저 또한 가상현실과 현실세계가 각각 분리되어 있고, 현재의 수준은 게임산업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본디를 비롯한 메타버스 플랫폼들을 진정한 메타버스로 보기 미흡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사용하는 서비스 중 2030세대가 소통을 목적으로 애용하는 사례가 처음 등장한 것이라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생각합니다.
연일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본디는 필수 앱이 될 수 있을까요. 음성기반 폐쇄형 소셜미디어로 인기를 끌었던 클럽하우스처럼 일시적인 현상일지, 인스타그램처럼 일상속에 자리하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