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엠블록레터의 승아입니다. 지난 19일부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었어요. 일명 가상자산법이라고 부르는 이 법안은 특금법에서 규정한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많은 역할과 그에 따른 책임을 부여하고 있어요. (가상자산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지난 레터에서 확인해보세요.) 특히 이번 법안은 가상자산 거래소를 중심으로 규제되어 원화마켓을 운영중인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와 코인마켓거래소에 많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죠.

거래소를 이용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크게 2가지를 체감할 수 있을 거예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보관중인 '예치금에 대한 이자 지급' 그리고 해킹 등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이용자의 돈이 최우선으로 보호된다는 점'이에요. 두가지 변동 사항에 대해 어떤 거래소가 이자율이 높은지, 각 거래소는 어떻게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지 승아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아요🙌.

지난 19일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간 짧고 굵은 경쟁이 있었어요. 바로 예치금 금리싸움⚔️! 가상자산법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가상자산으로 교환되지 않은 채 원화로 거래소에 남아있는 고객의 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업비트가 원화 예치금에 대한 금리를 연 1.3%로 정했다고 공지했어요. 그러자 약 두 시간 후 빗썸이 금리를 연 2%라 선언하며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홍보하기 시작했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코빗에서도 예치금 금리를 연 1.5%로 정했다고 발표했고요.

이때부터 본격적인 거래소간 눈치싸움이 시작됩니다. 업비트가 빗썸의 공지를 의식했는지 금리를 연 2.1%로 상향 조정했거든요. 빗썸도 지지 않고 2.2%로 변경했구요. 코빗은 이에 질세라 연 2.5%라는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어요. 하룻밤에 이뤄진 조용한 전쟁이었죠. 가장 빠르게 이율을 발표했었던 고팍스는 연 1.3%, 코인원 연 1%를 고수하며 아직 추가 인상 전쟁에 참전하지 않았고요.

업비트, 빗썸, 코빗 등 가상자산 거래소에 맡겨둔 원화 예치금은 시중 은행의 파킹통장(=수시입출금통장)에 넣은 돈과 비슷해요. 뭉칫돈을 한 번에 맡기는 정기예금이나 일정 기간마다 돈을 납입해야하는 적금과 달리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 돈을 넣고 뺄 수 있거든요. 이자도 일단위로 계산되고요. 현재 국내 은행의 파킹통장 금리는 연 0.75%에서 최대 4% 수준으로 높은 편인데요, 최대 금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나이 제한이나 한도 금액 등의 제약 조건이 있어 통상적으로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제시한 금리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편이에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보관되는 예치금은 제휴를 맺고 있는 은행에서 관리하고 있어 안전한데 금리까지 높으니 1석2조인 셈.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은 NH 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함께 예치금 관리 계약을 체결했거든요. 단기간내 이뤄진 거래소들의 이자율 변동은 조금은 혼란스러웠지만 결과적으로는 오갈데 없는 애매한 돈을 맡길 좋은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고객 예치금 이자율은 아래에 정리해둘게요.

•업비트: 연 2.1%
•빗썸: 연 2.2%
•코인원: 연 1%
•코빗: 연 2.5%
•고팍스: 연 1.3%  

  

• 💰업비트, 빗썸, 코인원: 넉넉한 이익금으로 준비금을 마련했어요
  3곳의 거래소는 이익금을 활용해 준비금을 마련했어요. 보험 가입을 고민했지만 연 수백억원대로 책정된 높은 보험료로 인해 준비금 마련으로 마음을 굳혔죠.
  
  
• 🧑🏻‍⚖️코빗: 준비금 마련 준비를 마쳤어요
  이익금이 없는 코빗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준비금 마련을 위한 모든 절차를 끝마쳤어요.
  
  
• 🙂고팍스 및 코인 거래소: 보험가입이 이득!
  고팍스는 지난해 말 기준 위탁보관하고 있는 고객의 가상자산 예치금 대비 최소 준비금이 약 30억원에 달해요. 보험에 가입할 경우 약 연 3억원 수준의 보험료가 책정되어 훨씬 경제적이죠. 고팍스는 삼성화재에서 출시한 보험을 가입했어요. 준비금 적립이 부담스러운 비블록, 포블, 에이프로빗, 플라이빗 등의 코인 거래소도 삼성화재 혹은 KB손해보험 등의 상품에 가입했어요.

이처럼 가상자산법 시행으로 인해 이용자들의 자산이 법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 받는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에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문제가 발생 했을 때 예치해뒀던 돈을 돌려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고, 코인을 사고 남은 애매한 돈도 쏠쏠하게 이자를 받을 수 있고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법이 규제 위주로 구성되어 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요.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특금법에 따라 시중 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이 체결된 거래소만 원화 거래가 가능한데요. 일부 코인 거래소의 경우 원화 거래 지원이 불가능해 수익 창출이 어렵고, 그로 인해 사업 지속성에 악영향을 받고 있어 원화 거래소만 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아쉬운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들려왔거든요. 이번에 시행된 가상자산법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준비금 적립이나 보험가입도 이윤이 충분하지 않은 다수의 코인 거래소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어요.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들어 국내 코인 거래소인 후오비코리아, 오케이비트, 지닥, 한빗코 등의 서비스 종료는 법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이나 시스템 구축을 위해 투자하기에는 자금이 빠듯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죠.

최근 비트코인에 이어 미국에서 승인된 이더리움 현물 ETF, 가상자산 친화적인 대권후보의 지지율 상승 등 가상자산 산업에 훈풍이 불고 있는데요. 모쪼록 2단계 입법에서는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진흥 방안이 포함되어 생태계가 위축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