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6월 하순이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냉각되다 못해 빙하기에 접어든 양상입니다. 지난 주말 비트코인 가격이 마지노선인 2만달러를 결국 내주면서 한때 패닉셀 현상이 관찰되는 등 투자 심리가 더욱 얼어붙었습니다. 다행히 반등에 성공해 뉴스레터 발송일인 22일까지 2만달러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데드 캣 바운스, 그러니까 급락 후 일시 반등인지 아닌자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만큼 시장의 심리가 악화됐다는 것이겠죠.
가상자산 시장의 급랭과 함께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에도 냉기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코인마켓캡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전세계 NFT 시가총액은 122억달러대로 전주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지난달 NFT 판매량도 40억달러로 1월의 165억7000만달러 대비 25%대에 머물렀습니다. BAYC, 미비츠 등 인기 NFT들의 가치도 일제히 절반 이상 급락했습니다.
특히 NFT에는 해킹 사건이 최근 잇달아 터지면서 더욱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오픈시부터 BAYC, 그리고 국내 유명 NFT인 메타콩즈까지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한 해킹의 표적이 되면서 보유자들의 피해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경험으로 자체 시스템이나 네트워크의 보호는 이제 어느정도 탄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도메인이나 디스코드 같은 여러 경로를 통한 해킹에는 아직도 취약한 상태입니다. 몇몇 프로젝트는 다행히 빠른 대응으로 커뮤니티를 안심시켰지만 재발 방지에도 적극 나서야 할 타이밍입니다.
◼︎ 무료 발행으로 커뮤니티 먼저 구축하는 전략으로 선회
이처럼 가상자산, NFT 시장 전반에 악재가 만연하자 NFT 프로젝트들이 기존 전략을 일제히 수정했습니다. NFT 판매보다는 커뮤니티를 먼저 구축하는 것입니다. NFT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NFT의 가치를 가격으로 증명하기보다 보유자 수를 비롯한 커뮤니티로 증명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초기 구매 가격을 일제히 무료로 풀고 있습니다.
인기 만화인 '열혈강호'의 지적재산권(IP) 기반 NFT를 발행하는 도미너스 게임즈에서는 최근 첫번째 판매에서 가격을 무료로 전환했습니다. 기존에는 0.07~0.1ETH로 책정했는데 말이죠. 클레이튼 기반 유인원 NFT 프로젝트인 클레이 에이프 클럽도 BAYC의 #8944와 콜라보한 NFT를 선착순 무료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신세계푸드에서도 이달 초 한정판 팝아트 NFT를 선착순 무료 제공했구요.
열혈강호 NFT를 발행한 도미너스 측에서는 무료 전환에 대해 블록체인과 NFT 시장 전체에 퍼지고 있는 불안정한 상황을 인지함과 동시에 민팅 판매를 통한 수익 실현이 목표가 아님을 밝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NFT 홀더가 되고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제시했습니다. 즉 초기 판매의 호황보다는 지속적인 인기를 담보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현재 주목받는 웹3 트렌드를 감안해도 나름 맞아 떨어지는 취지이긴 합니다.
그리고 이같은 결정이 프로젝트 측이 큰 손해를 감수하는 것도 아닙니다. NFT 발행 프로젝트의 수익은 초기 판매도 크지만 이후 2차 거래시장에서 얻는 수익도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메타콩즈 등 거래량이 높은 NFT는 2차 거래에서 발생하는 개런티가 억단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민팅에서의 흥행을 포기하는 대신 인지도를 높이고 커뮤니티를 굳건히 한 뒤 2차 거래 시장에서의 개런티를 주 수익원으로 삼는 전략이 점차 많은 프로젝트에게 채택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신규 IP보다 기존 IP의 파생, 확장으로 생존 모색
하지만 굳건한 커뮤니티를 구축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기존 NFT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구축도 가상자산 불장과 함께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NFT 호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거든요. 지금처럼 가상자산과 NFT 시장 자체가 침체돼 있을 때는 아무리 무료로 푼다고 하더라도 보유자가 굳건한 지지를 표명하는 커뮤니티의 일원이 될수는 없는 것이죠.
따라서 최근 NFT 프로젝트의 추세는 기존에 성공을 거둔 NFT의 IP에 기대거나 기존 컨텐츠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IP를 NFT로 다변화하는 경우가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열혈강호 흑풍회 NFT도 선미야클럽과 연계한 프로젝트이구요. 클레이 에이프 클럽도 BAYC와 연계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미야클럽은 이외에 스마일미야 등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메타콩즈도 현대차, GS리테일 등 다양한 회사들과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기존 IP에 기대더라도 숙제는 여전합니다. 기존 IP의 파생으로 진행했을 때 여차하다간 기존 IP 커뮤니티의 일부로 멈출수도 있거든요. 파생 NFT의 장점은 유지하되 고유한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는 미션은 꼭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이를 잘 수행하는 것이 현 NFT 엄동설한을 헤쳐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NFT의 빈익빈 부익부가 가시화되는 요즘, 웹3에 근거한 커뮤니티 기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모험에 나선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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