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FTX 청문회와 바이낸스 재무 건전성 우려 등으로 코인 시장에 거센 풍랑이 일고 있지만 국내는 비교적 잠잠합니다. 국내에는 이미 특금법 개정안 등을 통해 코인 거래소들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밀착 감시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비트, 빗썸 등이 고객 자산으로 엄한 곳에 투자했다는 얘기는 나온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위믹스와 같은 발행 주체 리스크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규제를 진행해도 좋을 것 같네요. 실수나 잘못은 바로잡고 새로운 시도는 적극 권장하는 코인 지원책이 시행되길 기대해봅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FTX 파산을 다루는 청문회가 한창입니다. 의원들 중에서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하구요. 경쟁사인 바이낸스가 FTX 파산에 일조했으며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들은 내부 통제가 극히 허술했다고 증언하며 바하마 당국과의 유착설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인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바로 국정감사죠. 지난 10월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이석우 업비트 대표이사를 비롯해 코인 업계 주요 인물들이 국감장에 일제히 출석해 테라 사태와 빗썸-아로나와 부정 의혹에 대해 진술한 바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코인 규제의 필요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국감 이후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발의돼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데요. 미국에서도 FTX 청문회와 함께 의원들이 잇달아 관련 규제 법안을 발의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유력 정치인이자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엄격한 신원확인(KYC)을 요구하는 법안을 내놓았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준비금 증명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하원에 제출됐고요. 이 또한 국내와 비슷한 양상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와 관련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규제가 선제적으로 이뤄진 이유도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의 유무형의 관리와 특금법 개정안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 등록 등이 이에 속합니다. 미국에서 한국의 규제 현황을 이제서야 뒤따르고 있다고도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위믹스 사태로 불거진 코인 발행 주체의 리스크입니다. 이 또한 미국에서 유사한 사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간의 소송입니다. 이 소송은 증권성 여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어서 위믹스와는 좀 다르긴 하지만 결과가 나오면 국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됩니다.
거래소로 대표되는 유통 주체의 리스크가 정리된 이후 발행 주체의 리스크까지 해소되면 관련 규제의 정비와 함께 코인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질 텐데요. 이후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코인 시장의 높아진 리스크와 별개로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슬금슬금 오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FTX 파산 이후 2만달러선을 내주며 20% 이상 하락했지만 최근 1만8000달러를 잠깐 만회하기도 했는데요. FTX 파산과 뒤이은 블록파이의 파산, 그리고 그레이스케일의 GBTC 프리미엄 급락 등 사건이 계속 터지는데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한번 급락 이후 추가 하락은 나오지 않는 형국입니다.
차트 분석을 주로 하는 기술적 매매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과매도돼 있다는 의견을 일부 내놓고 있습니다. 코인 전문 미디어인 코인게이프는 비트코인이 가격, 수급 차트를 볼 때 반감기 전 매집 싸이클에 진입했다고 밝혔는데요. 수급을 따져볼 때 매도 압력은 해소됐고 단지 선물 시장에서 투기적 공매도 포지션이 일부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뿐 아니라 최근 며칠동안 비트코인이 과매도됐다는 의견이 분석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의견의 근저에는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비트코인의 반감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도 다뤘는데요. 비트코인 반감기는 코인 시장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로 앞서 있었던 반감기는 모두 비트코인의 가격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기술적 분석 이외의 다른 분석들은 아직도 코인 시장이 매우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FTX 파산의 여진이 아직 멈추지 않았구요. 비트코인 생태계의 핵심 주체인 채굴자들의 채산성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GBTC 청산 우려도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기술적 분석 하나에만 의존해서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엔 시장의 불안 요소가 아직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