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대출 산업의 도미노 몰락, 스테이블 코인으로 이어지나
테라-루나, 그리고 FTX 파산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분야를 찾는다면 바로 암호화폐 대출사들일 것입니다. 쉽게 말해 대출금을 모두 떼인 것이죠. 테라-루나로는 셀시우스가, FTX로는 블록파이와 제네시스 글로벌이 대표적인 손실 업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델리오가 한때 연류설이 돌기도 해 회사측에서 준비금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회사들의 대출은 대부분이 담보대출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코인을 담보로 제공하고 일정 비율만큼을 대출로 받아가는 것인데요. 이 때 제공하는 코인은 대다수가 시세가 유동적으로 변하는 FTT와 같은 코인이구요, 대출로 받아가는 코인은 스테이블 코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출로 받은 스테이블 코인은 현금화해 각종 비용을 충당하는 데 쓰입니다. 주식 시장에 비유하자면 주식을 담보로 현금 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쓰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경우 주식이 '떡상'하면 남는 장사이지만 만약 '떡락'하면 주식 값도 떨어지고 빚도 쌓이는 이중고에 처하게 됩니다. 회사가 이런 상황에 봉착하면 파산하는 것이죠. 그리고 빌려준 곳도 담보로 받은 주식 가치가 하락해 대출보다 낮아지면 그만큼 손실이 나서 또 파산하게 되는 것입니다. 부실의 도미노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게 바로 지금 FTX 파산으로 코인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들입니다.
여기에 추가되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코인 담보로 제공하고 받는 대출이 스테이블 코인인데 대출 시장이 위축되면 스테이블 코인의 유통량도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을 이탈하지 않고도 각종 비용 등을 충당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는데 이렇게 시장이 위축되면 활용도가 줄어들고 탈중앙화 금융 시장의 규모도 축소됩니다. 시장 규모가 줄어들면 유동성도 감소하고 거래 비용 등 각종 비용도 늘어나 참여 동인을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미 JP모건은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테라 사태 이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코인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탈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코인 가격 급락에 따른 담보 청산과 대출 부실화, 그리고 시장의 신뢰 저하에 따른 투자자들의 이탈, 그리고 이에 따른 탈중앙화 금융 시장의 위축과 각종 부대 비용의 증가.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이라는 2연타를 맞은 가상자산 시장의 현 주소입니다. 재기를 모색하려면 일단 무너진 신뢰의 회복이 가장 우선입니다. 국내외적으로 하루빨리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조치가 진행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