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아의 모체인 클레이튼, 핀시아(구 링크)는 모두 기존 메신저 사용자들을 탈중앙화된 생태계로 이끌겠다는 목표를 갖고 야심차게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 핀시아는 네이버 라인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선보였죠. 이는 카카오톡과 연동됐던 가상자산 지갑인 클립, 라인 메신저와 연결된 위즈볼 등으로 구현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프로젝트 모두 규제에 발목이 잡혔죠. 클레이튼은 결국 카카오톡과의 완전한 연계를 이뤄내지 못했고 핀시아 역시 라인 생태계 내에서 작동은 하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습니다. 규제로 인해 메신저와 메인넷간 통합이 지지부진해지자 클레이튼과 카카오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던 그라운드엑스도 클립과 NFT 마켓인 클립 드랍스에서 손을 뗐구요. 핀시아는 거버넌스 측면에서 탈중앙화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폐쇄적인 상태로 머무르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 두 프로젝트는 올 1월 통합이라는 결단을 내렸죠. 통합 이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비전이 라인 메신저를 활용한 진정한 탈중앙화 생태계 구축, 즉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클레이튼과 핀시아 모두 출범 초기에는 웹3라는 개념이 확립되지 않아 서비스 측면에서 기존 메신저와 탈중앙화 앱을 융합시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대체불가토큰(NFT) 열풍으로 이른바 웹3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텔레그램 메신저가 가상자산인 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메신저 내에서 간편하게 작동하는 미니 앱이라는 활용 사례를 고안해냈습니다. 이같은 변화와 맞물려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체인 카이아가 다시 한번 기본으로 돌아가면서 기존 메신저와 탈중앙화 앱의 결합을 시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톤과 다르게 카이아와 연결되는 메신저인 라인은 오픈소스가 아닙니다. 따라서 카이아 재단과 라인 메신저에서 연결을 위한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카이아 웨이브입니다. 라인 메신저 내에서 작동하는 미니 디앱을 간편하게 개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인 카이아 웨이브는 700곳 이상의 지원을 받아 선발 작업을 거쳐 1월말 본격적인 런칭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카이아 웨이브가 잘만 작동되면 현재 전세계 메신저 업계에서 텔레그램만 가능했던 메신저 기반 웹3 생태계가 라인에서도 확장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카이아 재단에서는 특히 라인 사용자가 많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하게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구요. 최근 방콕에서 열린 데브콘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