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밈 코인의 열풍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입니다. 오랜 방송 경력으로 단련된 쇼맨십, 파격적인 언행과 연사, 그리고 암살 시도에서 목숨을 건진 점 등은 그 자체를 밈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역동적입니다. 트럼프는 이미 유세 기간 중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했으며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이라는 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까지 출범시켰습니다.
트럼프 당선과 맞물려 인기를 끈 밈 코인은 피넛입니다. 피넛은 인스타그램에서 6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다람쥐인데요. 어미가 죽은 뒤 현 주인에게 구조돼 양육돼 왔습니다. 그러나 환경보호국에서 불법으로 키우는 야생동물이 광견병을 전파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안락사 처분을 내리자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대선 정국과 맞물려 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는 주 정부 조치가 지나치다고 X(구 트위터)를 통해 의견을 피력했고 대선 뒤인 지난 13일에는 피넛과 밈 코인이 미국을 구했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머스크가 트윗을 올린 당일 피넛 밈코인은 하루만에 150% 상승했습니다. 피넛 역시 솔라나에서 발행된 밈 코인입니다. 봉크, 도그위프햇에 이어 피넛까지 급등하면서 밈 코인에 대한 관심도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그 본산인 솔라나도 현재 사상 최고가에 근접한 상태입니다.
국내에서도 업비트가 뮤(MEW)에 이어 페페(PEPE)를 신규 상장하고 빗썸은 봉크의 거래를 지원하는 등 밈 코인 열풍이 일부 옮겨붙은 상태입니다. 밈 코인의 시조격인 도지코인은 업비트에서 거래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해외에 비해 제한적이지만 국내 거래소에서도 밈 코인 열풍은 확인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근거가 빈약한 상승은 당연히 하락으로 이어지겠죠. 거품이 꺼지기 전에 보이는 징조를 조심해야 합니다. 우선 펌프펀이 수수료로 받는 솔라나 코인을 계속해서 매도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생태계 발전을 위한다는 밈 코인의 발행, 판매 수수료를 현금으로 교환하는 것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수익의 재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열풍이 사그러드는 속도도 빨라질 것입니다.
또 밈 코인의 활용처를 찾으려고 하는 시도도 주의해야 합니다. 애초에 밈 코인은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발행하는 코인이 아닙니다. 이런 코인의 목적을 찾는다는 것은 열풍이 일부 냉각됐음을 시사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밈 코인은 그 밈을 즐길 준비가 돼 있다면 일타쌍피가 될수도 있지만 밈과 관계없이 투자로만 접근한다면 생각과는 다른 결과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지도 않는 것이 현재로써는 현명한 접근법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