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때 비트코인 가격이 들썩거리는 법칙이 또다시 발동됐습니다. 설 연휴 전날인 8일부터 들썩거리던 비트코인은 마지막날 새벽 기어이 5만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지난 2021년 12월 이후 무려 2년 2개월만의 5만달러, 6700만원대 등극입니다. 5일간 상승률은 약 15%로 집계됐습니다.
1월 초 BTC 현물 ETF의 승인 이후 예상을 깨고 약세를 보였지만 근 한달만에 강세로 돌아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상승 이유는 총 세가지로 압축됩니다. 첫번째는 한타이밍 늦긴 했지만 역시나 현물 ETF의 승인 효과입니다.
특히 ETF 승인 효과에는 구체적인 수치가 동반되고 있습니다. 승인 초기 가격 하락을 야기한 그레이스케일의 GBTC 환매가 상당 부분 진행되면서 블랙록 등 다른 ETF에 대량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입니다. 가상자산 운용사 코인셰어즈에 따르면 지난 9일 하루동안만 BTC 현물 ETF의 매수를 통해 저장된 비트코인의 갯수가 1만2000개를 돌파했습니다. ETF로 변환되면서 금고에 보관돼 잠겨지는 비트코인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그만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두번째 이유도 이와 연계된 반감기입니다. ETF로 잠기는 비트코인이 늘어나면서 시중에 풀리는 비트코인 갯수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상황에 매일 채굴로 확보되는 비트코인 갯수도 오는 4월이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이죠. 이는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더욱 높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고립공포감, 즉 FOMO를 불러일으켜 매수를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 이유는 거시경제 지표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그리고 중국의 유동성 공급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어서입니다. 미국 뉴욕 증시 지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중국 금융 당국은 수백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공급해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때마침 출처는 알 수 없지만 가상자산 투자에 주로 사용되는 스테이블 코인의 공급량도 증가하고 있구요. 이런 자금들이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에도 일조하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세 이유 모두 단기간 종식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장기적인 사안이 있다 하더라도 빠르게 급등한 뒤 조정받는 패턴이 주류였는데 ETF로 투자자들의 폭이 넓어진 상황에서는 변동성이 일부 제어되면서 상승폭은 완만하지만 시간은 오래가는 형태가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5일간 15% 상승이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좀 더 완만한, 장기 상승세가 나타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