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국정감사가 한창이지만 미국에서는 작년 11월 파산한 전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의 사기 혐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뒤 1년 가까이 지난 뒤에야 이뤄졌지만 새로운 사실들이 다수 밝혀지면서 언론과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SBF의 전 연인이자 관계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전 CEO였던 캐롤라인 엘리슨이 다수의 증언을 내놓았는데요. 공개된 내용 모두가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알라메다 리서치의 재무제표를 조작했다
앨리슨은 재판에서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를 조작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지난 2022년 6월 또다른 가상자산 관련 회사인 제네시스의 대출 담당 경영진을 만나기 전 숫자를 각각 다르게 조작한 7종류의 대차대조표를 준비했으며 SBF가 이 중 하나를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SBF가 택한 대차대조표는 FTX가 사용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자금, 즉 부채 99억달러(한화 약 13조원)를 누락한 버전이었습니다.
2. FTX는 알라메다에게 사용자 자금에 대한 무제한 신용한도를 제공했다
앨리슨은 SBF가 알라메다와 FTX간에 사실상 무제한 신용한도를 적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알라메다가 FTX에 유치된 사용자 자금을 제한없이 빼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알라메다는 대규모 코인 매매를 할 수 있었으며 수익이 날 때도 있었지만 대규모 손실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손실은 결국 FTX 사용자 자금의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3. FTT 가격 방어를 위해 대규모 거래를 했으며 비트코인의 인위적 가격 하락을 시도했다
앨리슨은 SBF가 FTX의 자체 발행 코인인 FTT의 가격이 1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가격을 높이기 위해 알라메다에서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실제로 거래가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 그는 비트코인 가격을 2만달러 이하로 낮추기 위해 SBF와 알라메다 리서치가 공모했으며 FTX 사용자 자금으로 매수한 BTC를 매도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4. 기타 충격적인 사실들
앨리슨은 또한 SBF에 대한 몇가지 내용을 증언대에서 공개했습니다. 먼저 SBF는 미국 대통령이 되길 희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십대들에게 인기가 높은 소셜미디어인 스냅챗 인수를 염두에 뒀습니다. 기술에 정통한 괴짜 이미지를 위해 파마 머리를 유지하고 차도 준중형차인 토요타 코롤라를 타고 다닌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회사 소유로 슈퍼카를 이용하면서도요. 또 중국에 동결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중국 관리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법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은 서면 기록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SBF에서는 앨리슨의 증언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증언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중범죄 판결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회계 조작, 사용자 자금 유용 등의 범죄는 매우 높은 형량을 구형받습니다. 사기 범죄는 특히 그 규모에 따라 수백년의 실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재판은 11월 중순까지 진행되며 검찰이 SBF에게 제기한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11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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